A군은 교통카드에 잔액이 부족하다는 소리가 나왔는데도 태연하게 버스를 탔다. 동행하던 B군이 A군에게 소리쳤다.
“야, 너 잔액이 부족하다는데 그냥 타?”
그러자 A군이 웃으며 말했다.
“너 T-money 마이너스 승차제도 몰라?”
버스 승차시 교통카드에 잔액이 부족하면 카드 단말기에서 “잔액이 부족합니다.”라는 소리가 나온다. 이에 당황한 승객은 허둥지둥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현금으로 지불한다. 간혹 잔돈이 없는 난처한 일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러한 불편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T-money 마이너스 승차제’가 도입됐다. 마이너스 승차제는 카드에 잔액이 부족할 때 1회에 한해 그 차액을 다음 결제시 차감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버스 1회 탑승시 승차비는 교통카드로 900원인데 카드에 800원 밖에 남아있지 않을 경우, 다음 교통 카드 충전시 충전액에서 100원을 차감한다. T-money 마이너스 승차제를 이용하려면 기존의 티머니 카드가 아닌 ‘티머니 마이너스 카드’를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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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2007년 10월부터 시행돼 온 마이너스 승차제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혜경(22세, 여) 씨는 “편리한 제도인 것 같은데 제대로 들어보지못했다”고 말했다. 김성진(26세, 남) 씨 역시 “잔액이 부족하다는 소리에 주섬주섬 지갑을 꺼내 든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제도가 있는 줄 알았으면 활용했을 것”이라며 “홍보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박규남(23세, 여) 씨는 “그냥 듣기에는 편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며 “하지만 지금 후불제 교통카드를 사용중인 만큼 크게 편리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수현(24세, 여) 씨도 “처음 (마이너스 승차)제도를 시행한다는 기사를 접했을 땐, 티머니 카드면 다 되는 줄 알았다”며 “알고보니 카드가 달랐다”고 홍보의 부족함을 언급했다.
티머니 마이너스 승차제는 승객의 편의를 위해 시행된 제도이긴하나 몇 가지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첫째, ‘티머니 마이너스 카드’만이 적용된다. 기존의 티머니 카드는 적용이 안되며, 마이너스 제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티머니 마이너스 카드’를 구매해야 한다. 또한 예치금으로 천원을 더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선뜻 구매할 의욕이 생기지 않기도 한다.
둘째, 마이너스 결제는 카드에 잔액이 있을 때만 사용이 가능하다. 잔액이 0원일 경우 마이너스 결제 기능은 작동하지 않는다.
셋째, 환승이 안 된다. 서울 시민의 대다수는 지하철과 버스를 환승하거나 버스와 버스를 환승하는 경우가 많다. 마이너스 승차제는 탑승 후 하차한 다음 반드시 충전을 해야 환승이 가능하다. 마이너스인 상태에서는 환승이 불가능하다.
넷째, 홍보가 턱없이 부족하다. 2007년도부터 시행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이용하는 사람은 커녕 모르는 사람도 많다.
국민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 만큼 조금 더 손질하고 보다 많이 홍보한다면 그 목적과 의의를 다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승객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시행된 ‘T-money 마이너스 승차제’는 그간 승객들이 바라던 제도 중의 하나이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티머니 교통카드. 앞으로도 승객들을 위한 더 좋은 서비스를 기대한다.
정책기자 김현수(대학생) bykhs90@nate.com
